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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의 아버지 존 우든에게 배우는 리더십

밝은창 2012. 2. 25. 21:11

농구 시즌이다. 매주 농구 코트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펼쳐진다. 70~80년대 미국 NBA 농구가 한창 유행할 때부터 90년대 대한민국 대학농구가 최고조일 때, 슬램덩크 만화와 `마지막 승부` 드라마가 히트칠 때까지 농구는 오랜 기간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한 경기다.

솔직히 예전만큼 그 열기가 뜨거운 것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농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노라면 농구가 한창 유행이었던 `그때 그 시절`이 떠오른다. 농구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누가 있을까. 대한민국 농구의 중심에 서있던 신동파 이충희 허재 김유택 서장훈 하승진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가지만 역시 농구하면 마이클 조던이 아닐까 싶다. 그의 이름을 딴 나이키 운동화 시리즈는 마이클 조던과 함께 최고 인기를 누렸을 정도였다.

하지만 미국에서 `농구`하면 조던보다는 우든이다. 존 우든 감독이라는 이름은 전 세계 미국인들의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다. 100세 나이로 2010년 6월 생을 마감했을 때 전 미국이 애도했다. 비단 최고 기록들을 세우고 최초 역사를 만들어낸 농구 감독이어서가 아니다.

존 우든은 농구 감독을 뛰어넘어 `리더십의 구루`라는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존 우든의 죽마고우이자 함께 여러 권의 책을 펴낸 스티브 제이미슨에게서 존 우든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존 우든 감독이 뛰어난 리더였다는 것은 전 세계인이 공감한다. 하지만 경영자들이 배울 점이 있을까.

▶스포츠 감독들의 리더십은 경영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존 우든과 많은 일을 함께 했는데, 우리는 그가 감독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리더십에 관한 것을 비즈니스맨들에게 더욱 잘 알려주기 위해 성공 피라미드를 만들기까지 했다. 성공 피라미드는 실제로 존 우든이 농구 감독을 하면서 매일 반복하던 것이다. 성공 피라미드는 어떤 외적인 요건보다는 리더의 청사진 같은 것으로 리더로서 갖고 있어야 하는 소양에 관한 것이다. 최고 성과(퍼포먼스)를 보이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깨닫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5년이다. 존 우든은 15년 동안 고심한 끝에 15가지 주요 목록을 만들어냈다. 모델을 만들어 낸 후 20년이 넘는 기간 존 우든이 직접 모델의 결과를 증명해 보였다. 카리스마나 강압적인 리더십으로 돈벌기에 급급한 비즈니스업계 사람들이 존 우든의 리더십을 배우면 특별히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던 존 우든에게 성공이란 무엇이었는가.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정의와는 전혀 달랐다. 존 우든은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던 사람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를 성공으로 본 사람이다. 세상에서 가장 부자가 되거나 유명해지거나 하는 물질적인 요소로 성공을 정의하던 사람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본인이 실현할 수 있는 최고 사람이 되는 것,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으로서 정점을 찍는 것이 성공이라고 정의한 사람이 존 우든이다. 본인의 잠재력을 잘 알고, 그에 맞춰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늘 생각했다. 존 우든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게 바로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에 적은 "여정 자체가 도착지보다 낫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성공 피라미드의 15단계를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면서 높은 곳까지 이루기 위해 존 우든은 자기 자신을 믿기보다는 자기 자신이 노력한 것을 믿었다. 노력한 것을 믿는다는 것, 성공 피라미드의 단계를 밟아간다는 것은 스포츠인들에게 챔피언으로 등극하는 일이든, 비즈니스맨들에게 시장점유율을 넓히는 일이든 마찬가지다. 그의 농구팀은 열두 명이었다. 그래서 큰 대기업이나 아니 심지어 중소기업조차도 그의 리더십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리더십은 같다.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 해도 한 사람이 수천 명의 직원을 관리할 수 없다. 중간관리자들이 항상 있다. 또 관리자만 관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결국 기업들에서도 사람을 관리하기 위한 관리체계를 들여다 보면 작은 그룹들로 나눠진다.

존 우든의 리더십은 기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기업의 경우 가장 큰 난관은 아마 직원들을 얼마나 진실되게 생각하느냐가 아닐까 한다. 언제나 옳은 일, 꼭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직원들의 감정에 공감해주는 것만 해도 리더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존 우든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성경이나 도덕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든다. 평소 존 우든은 채찍보다는 당근을 선호했다고 하는데.

▶존 우든은 채찍 쓰기를 두려워하던 사람이 아니다. 그는 가끔 조직 안에서는 두려움도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길 멈췄을 때 그는 두려움을 조성하기도 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존 우든은 매우 따뜻한 사람이었고 공감을 형성하고 선수들의 감정에 귀기울여줬던 리더다. 하지만 그는 두려움이 꼭 필요할 때를 알았고, 그럴 때는 두려움이란 채찍을 주저없이 썼다.

-예를 하나 들어줄 수 있겠는가.

▶그가 데리고 있던 선수 중에 60~70년대 최고 스타 빌 월튼이 있었다. 그는 `올아메리칸(All American)`이라는 전미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메달을 두 번이나 받은 대학농구 최고 스타였다. 그런데 빌 월튼은 스타의 자리에 오르자 히피에 빠졌다. 60~70년대 유행하던 히피문화가 좋았던 모양이다. 빌 월튼은 히피 파이프를 피워대고 술 마시고 흥청망청 시간을 보냈다. 농구 시즌이 시작되었다. 존 우든은 최소한 선수라면 농구 시즌이 시작됨과 동시에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력을 다지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게임에서 빌 월튼이 히피의 모습으로 수염을 기른 상태로 농구코트에 들어섰다. 7피트의 건장한 청년에게 저벅저벅 걸어간 존 우든은 말했다. "빌, 수염 깎는 걸 잊었구나"라고 말이다. 빌은 곧바로 "나는 수염을 깎지 않겠어요"라고 응수했다. 스타들이 제멋대로인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러자 존 우든이 말했다. "빌, 나는 네 의견을 존중한다. 하지만 우리 팀은 네가 그립겠구나. 코트에서 나가라." 이 말을 하면서 존 우든은 전혀 감정적이지 않았고 매우 조곤조곤 이야기했다. 빌 월튼은 조용히 뒤돌아가 바로 수염을 깎고 다시 나타났다. 아무리 대단한 선수라고 해도 예외는 없었다. 단 한 번도 그가 올 아메리칸 스타이기에 받을 수 있는 특혜는 없었다.

-존 우든이 혁신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존 우든은 그가 속한 방면에서는 마치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혼자서 무엇이든지 알고 있다고 자만하지 않았다. 그는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갈구했다. 작은 그룹을 만들어 아이디어를 듣는 시간도 가졌고 개인적으로 선수들과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시간들도 가졌다. 존 우든은 또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다양성을 싫어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양성이야말로 성공하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다. 하다못해 근력운동을 할 때도 각각 다른 무게의 웨이트를 들어올리기를 반복하면 근육이 훨씬 잘 발달한다. 내셔널 챔피언십을 수상하든 경기에 지든 모든 것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했다. 고민도 하고 쓰디쓴 아픔도 맛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다양한 경험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그는 오래 전 사람이지만 행적을 보면 마치 21세기형 인재 같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그는 혁신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매경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존 우든은 미국에서 굉장한 것을 이룬 사람이다. 그가 쌓은 업적과 그의 기록들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을뿐더러 깨지기 어렵다. 하지만 그의 가르침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다. 스포츠인들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맨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성幣歐?위해 천재일 필요는 없다. 강한 도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면 꼭 성공할 것이다. 그는 농구에서 그렇게 했고, 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각자 맡은 바에서 그러했을 것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뛰어난 적응력을 키우고 팀으로 함께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보다는 팀의 최적을 위해 뛰는 선수들로 팀을 꾸린다면 최강 팀이 될 것이다.

존 우든은 항상 최고 선수보다는 최고 팀을 만들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고 말하곤 했다. 존 우든은 돈과 명예보다 항상 가족을 우선순위에 둔 사람이다. 돈이 많거나 유명인사가 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우선순위에 있다면 그 인생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날로 발전해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존 우든의 것처럼 성공하길 기원한다.

■ 스티브 제이미슨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기조 연설자로 활약하고 있는 존 우든의 오랜 친구. 존 우든 감독 생전 PBS 방송국 다큐멘터리 제작. `존 우든의 부드러운 것보다 강한 것은 없다` `리더라면 우든처럼` 외 다수의 책을 공동저술한 인물. 그는 2010년 6월 4일 존 우든이 세상을 뜬 후 그의 리더십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오랜 친구를 대신해 존 우든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