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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빙 동영상 앱 "콰이" 어떻게 이용할 까

밝은창 2017. 10. 30. 20:05

더빙 동영상 앱 '콰이' 열풍… 표정 연기·립싱크 10만 건 넘어
'사진세대'에서 '영상세대'로

"저 남자가 내 사람이다. 저 남자가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 해!" "이 꼴을 하고서 어떻게 그래요…."

더빙 앱(APP) '콰이'를 켠 김미현(28·가명)씨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 속 한기주(박신양)와 강태영(김정은)의 대사를 고르고는 새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촬영 버튼을 눌렀다. '셀카 모드'로 맞춰진 스마트폰 카메라를 응시하며 대사는 립싱크로 소화하고, 표정 연기도 곁들였다. 실제 주인공들처럼 1인 2역 연기를 실감 나게 펼쳤다. 이렇게 녹화한 10초 길이의 '더빙 동영상'은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처음에는 '이게 뭐야' 싶었는데, '발연기'하는 내 모습을 친구들과 함께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이미지' 넘어 '동영상'으로 소통

영화나 드라마 속 대사를 립싱크해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는 '더빙 앱'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수지·아이유 같은 아이돌 스타들이 인스타그램에 이런 동영상을 올리면서 흥행을 이끌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콰이' '#더빙' 같은 해시태그(검색이 용이하도록 단어 앞에 #을 붙이는 방식)를 달고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만 10만 건이 넘는다.


더빙 앱(APP)으로 영화 '목포는 항구다'의 가오리(박철민) 대사
더빙 앱(APP)으로 영화 '목포는 항구다'의 가오리(박철민) 대사 "이것은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여"(작은 사진)를 패러디한 가수 겸 배우 수지.

콰이 측에 따르면 이 앱은 10~20대에게 인기다. 이미지로 개성을 드러내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 이들은 문자 기반의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트위터보다 사진·동영상 기반인 인스타그램을 더 선호하는 세대다. 지난해 네이버의 '스노우'와 카카오의 '치즈' 같은 '사진합성 앱'이 이 세대를 사로잡았다면, 이제는 단순한 한 컷 사진에 만족하지 않고 재미를 곁들인 동영상 앱으로 유행이 옮겨간 것이다.

이들 앱의 특징은 '메신저'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 사용자는 직접 만든 '나만의 콘텐츠'를 혼자 감상하지 않고, 바로바로 공유하면서 전화번호부 속 사람들과 소통한다. 메신저 같은 쌍방향 의사소통의 매개가 문자에서 이미지, 동영상으로 차츰 넓어지는 셈이다. 고교생 이은지(18)양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나온 나문희의 '호박고구마' 대사를 더빙한 뒤 친한 친구들에게 곧바로 톡(메신저)을 보냈다. 반응을 바로 확인하고 싶었다"고 했다.

'패러디 세대'엔 창작이자 놀이 도구

더빙 동영상은 '2차 창작물'이다. 이 세대는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부수고, 자기 입맛에 맞게 재조립해 자신만의 콘텐츠로 만드는 작업에 익숙하다. 앱만 있으면 동영상이나 사진 편집은 문제도 아니고, 소셜미디어는 이 콘텐츠를 무료로 퍼뜨린다. 주류와 오리지널을 해체하는 놀이의 쾌감이 크다. 콰이 같은 앱은 사진과 달리 편집이 어렵던 '동영상 합성'까지 쉽게 접근하고 요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이다.

(왼쪽부터)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최애라(김지원) 애교를 따라 하는 아이유,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호박고구마’ 발음을 지적하는 며느리에게 화내는 나문희로 변신한 2AM 멤버 조권, 한 다큐멘터리에 나온 꼬마 남매의 싸움을 표정까지 흉내 낸 설리.
(왼쪽부터)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최애라(김지원) 애교를 따라 하는 아이유,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호박고구마’ 발음을 지적하는 며느리에게 화내는 나문희로 변신한 2AM 멤버 조권, 한 다큐멘터리에 나온 꼬마 남매의 싸움을 표정까지 흉내 낸 설리. /인스타그램

만드는 재미도 있지만, '감상용'으로도 인기다. 최근 방송된 tvN 'SNL 코리아 시즌9'의 코너 '설혁수의 급식체 특강'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장삐쭈'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고전 만화에서 그림은 그대로 두고, 대사만 우스꽝 스럽게 편집한 '더빙 만화'로 인기를 끈 인물. '급식 먹는 10대들의 언어'란 뜻의 '급식체'란 현상을 이들 세대에 익숙한 창작자가 제작해 TV에 방영한 것이다. 윤석진 문화평론가는 "10대들의 콘텐츠가 '주류'인 안방극장으로 적극 역침투한 현상"이라면서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 세대가 공유하는 재미나 가치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30/201710300012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