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핵심 ‘교사 질’ 높이자]교원 재교육 시스템 ‘부실’
#장면1. 서울지역 일반고 2학년생 신모 군은 학교 수학 선생님보다 학원 선생님을 신뢰한다. 학교 선생님은 끙끙대는 문제를 학원 선생님은 간단히 풀어내기 때문. 신 군은 “학교 수학 선생님이 학원 선생님보다 더 좋은 대학을 나왔는데, 상위 3%만 간다는 대학을 나온 선생님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 학교 선생님은 ‘고인 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면2. 2013년 초등교사에 임용된 4년 차 교사 김모 씨는 아직도 부임 첫날의 당혹감을 잊지 못한다. 김 씨는 “신규 임용 때 딱 3일간 연수를 받았는데 학교폭력 관련 내용이나 학교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 같은, 교양과목 같은 연수가 고작이었다”며 “아무리 교대를 나왔다고 해도 곧바로 현장에 투입되니 불안하고 자신감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우수한 역량을 갖춘 교사의 확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교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교원별 편차를 줄이기 위한 연수 시스템은 너무 낡고 부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시설, 급식 등 ‘하드웨어’는 평준화가 이뤄졌지만 더 중요한 교사의 수준은 개인별 격차가 워낙 커 공교육 혁신의 걸림돌이 되고 있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정년까지 단 한 번만 받으면 되는 자격연수
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교사들이 62세 정년퇴임 때까지 의무적으로 받는 자격연수는 단 한 번뿐이다. 교원 연수는 크게 교사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자격연수’와 직무 전문성을 함양하기 위해 받는 ‘직무연수’ 두 종류로 나뉘는데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자격연수가 교직생활 내내 단 한 차례뿐인 것.
박 의원은 “교감 교장으로 승진할 때는 각각 이에 따른 별도의 자격연수를 받지만 평교사로 남는 경우에는 임용 3년 차 이후에 받는 ‘1급 정교사 연수’가 전부”라며 “아이들을 실제 가르치는 사람이 평교사라는 점에서 질 관리가 너무 허술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1급 정교사 연수 시간은 2012년 180시간에서 90시간으로 축소됐다. 이는 교사 자격에 유효기간이 있어 5년마다 180시간의 연수를 받아야 자격이 유지되는 미국 위스콘신 주 등 선진국 사례에 비해 매우 느슨한 것이다.
자격연수의 내용도 문제다. 서울시내 초등학교 교사 전모 씨는 “연수 내용이 실제 교사 자격과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게 아니고 일방적인 주입식 암기식 이론 평가가 많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점수가 훗날 교감 교장 임용까지 따라다녀 사실상 교사를 성적대로 줄 세우기 위해 치르는 연수”라고 비판했다. 자격연수 성적은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계산돼 석차로 반영되고 승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직무연수는 자격연수와 달리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교사 개인의 선택에 따른다. 직무연수 이수 시간은 학교 평가나 교사 성과급 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사가 매년 일정 시간 이상의 직무연수를 받기는 한다. 지난해 교사 1인당 평균 직무연수 시간은 113.2시간에 달해 양적으로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직무연수 프로그램의 질이다. 개설 과정의 절반가량이 원격 동영상 강의 형태로 이뤄져 몰입도가 낮고, 이마저도 교사의 수업 전문성 함양과는 거리가 먼 ‘문화센터 교양강좌’ 수준의 연수가 많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전체 교원 연수자 중 39%는 원격 교육연수원에서 동영상 시청 방식으로 연수를 이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연수기관인 서울교육연수원의 경우에도 전체 113개 과목 중 원격 프로그램이 61개로 54%에 달했다. 원격 프로그램 과목은 △음악과 함께하는 유럽 문화 기행 △행복한 삶과 미래 설계 △올바른 걷기를 통한 내 몸 바로 세우기 등 교사 전문성과 무관한 교양성 과목이 대부분이었다. 113개 중 직무와 직접 관련된 과목은 △중등 영어회화 직무연수 △2015 개정 통합과학 교육과정의 이해 등 9개에 불과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지역의 한 교사는 “솔직히 직무연수가 수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는다”며 “시간은 채워야 하는데 일은 많고 흥미도 떨어지다 보니 틀어만 놓고 보지는 않은 채 연수 시간만 계산 받은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털어놨다.
○ 연수 방식 및 질적 제고 절실
하지만 직무연수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당국의 노력은 지지부진하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사 연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서울의 경우 교원이 워낙 많고 연수원이나 교육청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감당할 역량도 충분치 않아 무작정 시간을 늘리거나 수준을 높이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직무연수 기준 시간은 시도 교육청별로 다르며 대부분의 지역이 80시간인 데 반해 서울은 60시간에 불과하다.
모니터만 보는 일방적 수동적 교육이란 지적을 받는 원격(온라인) 연수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오프라인 연수를 늘릴 여력이 없고 교사들도 싫어해 앞으로 원격 연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교사들이 선진국형 쌍방향 수업이나 참여식 토론식 수업 진행 능력을 함양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장 교사들은 교원별 편차를 줄이고 전체적인 공교육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연수 시스템은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내 한 고교 교사는 “실제 수업을 하거나 아이들을 지도할 때 도움이 되는 내용을 연수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같은 학년 혹은 같은 과목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좋은 교수법을 연구해 공유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 교사 연구회 중심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직 생애단계별 연수 모형을 만들어 내년부터 시범 운영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신규 교사가 받는 연수 시간도 현재 50시간에서 2018년 80시간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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